힙한 분위기 예배당… 하나님과 멀리 떨어진 이들 마음 ‘노크’
[4050 신목회열전] <125> 박찬열 노크교회 목사

서울 영등포구 노크교회(박찬열 목사)는 외관부터 범상치 않다. 방문객을 가장 먼저 만나는 1층은 공간 전면이 통창으로 꾸며졌다. 노출형 천장과 간접 조명등, 영어로 ‘웰컴 홈(집에 온 걸 환영합니다)’이라고 적힌 포스터가 곳곳에 붙여진 내부 역시 예배당보단 카페나 공유 오피스 같은 인상을 준다. 다음세대 예배 공간인 2층 역시 1층처럼 단장해 힙(hip·최신 유행에 밝은)한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네온사인으로 꾸며진 계단을 지나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소극장처럼 공연 시설을 갖춘 예배당이 나온다. 7일 이곳에서 만난 박찬열(49) 목사는 “일부러 교회 같지 않게 인테리어를 했다”며 “‘하나님과 멀리 떨어진 이들을 그분께 가까이 오게 한다’가 우리 교회의 사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하대 전기전자공학부 졸업 후 지상파 방송사 조연출로 일한 박 목사는 출석 교회인 여의도순복음교회서 찬양팀 리더로 활동하던 중 신학 공부를 결심했다. “내가 노래하는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더 잘 알고 싶었고 무엇보다 잘 알지도 못한 채 기계적으로 찬양하는 날이 올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이후 마음을 굳힌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한세대 신학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렇다고 목회자가 되려고 한 건 아니었다. 박 목사의 심경을 바꾼 사건은 대학원 2학년 때 일어났다. 이른바 ‘영등포역 화장실 사건’이다. 하굣길에 들른 역 화장실에서 그는 두 취객의 이야기를 듣다 충격을 받았다. 화장실 벽에 붙은 전도용 스티커를 읽던 이들이 ‘독생자’와 ‘영생’의 뜻을 전혀 몰라서였다. 박 목사는 “두 사람이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란 말씀을 읽는데 단어를 몰라 아예 해석을 못 하더라”며 “‘쉽고 정확한 표현으로 적었다면 더 빨리 주님을 알 수 있었을 텐데’란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고 했다. ‘주님께 멀리 떨어진 사람을 그분께 데려오자’는, 지금 교회의 사명이 된 소명을 발견한 것도 이때부터다. 광명순복음교회서 7년간 부교역자 생활을 한 박 목사는 목사 안수 직후 2014년 노크교회를 개척했다. 교회 이름엔 ‘하나님이 먼저 오셔서 우리를 두드렸듯이 우리도 세상을 두드린다’는 의미를 담았다.
가족과 노크워십 팀원을 포함해 5명으로 시작한 교회는 해를 거듭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2년 가까이 수도권 각지에서 온 새신자가 매주 교회를 찾기도 했다. 현재는 성도 100여명과 예배하는데 이들 중 대부분이 2030대 청년이다.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찾아오는 교회가 된 데는 영상이나 SNS 등을 활용한 온라인 전도의 영향이 컸다. 교회는 온라인 사역의 일환으로 예배 실황 영상을 활용한 숏폼을 제작해 인스타그램 틱톡 등 각종 SNS에 게시하고 있다. 그는 “스스로 온 청년들 대다수가 3주 이상 우리 예배 온라인 예배를 드린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교회가 온라인 사역에 주력하게 된 배경엔 코로나19 팬데믹이 있다. 교회의 모든 사역이 멈추자 박 목사는 그 기간을 해외 사례 연구와 영상 기술을 연마하는 데 활용했다. 미국 모자이크교회나 엘리베이션교회 등 서구 교회 여러 곳에 SNS 메시지를 보내 팬데믹 시기 온라인 사역의 비결을 묻기도 했다.
그는 “온라인으로 건강하게 사역하는 교회들은 모두 ‘함께’란 모토로 목회한다는 공통점이 있었다”며 “성도의 교제, 성찬 등 오프라인 예배의 감동을 그대로 담아낸 영상을 보며 우리도 온라인 사역을 현장 사역과 동등하게 해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팬데믹 종식 이후에도 온라인 사역을 축소하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목사는 이에 “온라인 사역을 부차적으로 여기면 언제든 포기할 수 있는 사역이 된다”고 덧붙였다.
노크교회 특징 중 하나인 평일 소그룹 모임 ‘크루(Crew)’ 역시 팬데믹을 기점으로 탄생했다. 일주일 한 번 참여하는 주일 예배만으로는 예수와 닮아가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기본적으로 그 주의 설교를 토론하는 모임이나 러닝이나 바이블 스터디 등 초신자나 비기독교인도 참여 가능한 자리도 있다.
독특한 건 크루를 비롯한 교회의 모든 평신도 모임이 격주로 열리며 시즌별로 운영된다는 것이다. 온라인 사역과 찬양, 시설 관리, 환대 등을 맡는 봉사 모임 ‘팀’도 마찬가지다. 교회는 1년 3시즌제를 채택해 1시즌인 3개월간은 격주로 모임을 한다. 이중 ‘오프 먼스’라 명명한 4·8·12월엔 모임 휴지기를 갖는다. 그는 “성도에게 있어 가장 큰 섬김과 봉사는 예배”라며 “한 주 섬겼으면 다음 주는 온전히 예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사역 번아웃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박 목사는 매달 셋째 주 토요일마다 경기도 양주의 청소년 보호시설 ‘나사로 청소년의 집’에서 봉사와 캐나다 난민 사역 등 해외 단기 선교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개척을 준비 중인 후배 목회자를 향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기독교 이미지는 지금보다 2000년 전이 더 안 좋았다. 호시절을 기다리지 말고 당신을 기다리는 곳으로 찾아가라”며 “주님이 준 잠재력과 소명을 믿고 기도하라”고 주문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