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26164
작성일
2025.03.18
수정일
2025.04.22
작성자
신문사
조회수
552

[사회] 멈춘 순간, 끝나지 않은 이야기

멈춘 순간, 끝나지 않은 이야기 첨부 이미지


 오는 3월 30일까지 진행되는 ‘퓰리처상 사진전: 슈팅 더 퓰리처’ 는 80년간 세계를 뒤흔든 역사적 순간을 담은 퓰리처상 수상작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전시는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단순히 ‘좋은 사진’을 감상하는 데서 끝나는 전시는 아니다. 사진 한 장이 가진 힘을 온몸으로 느끼고, 그 기록들이 던지는 메시지에 가슴 깊이 사무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자리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1944년 수상작 ‘영웅의 귀환’이다. 2차 세계대전에서 살아 돌아온 병사가 가족과 재회하는 장면을 담은 이 사진은 희망과 기쁨을 담고 있지만, 동시에 그 이면에는 수많은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이후 전시장 곳곳에서 반복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것은 전쟁과 비극의 흔적이다. 베트남 전쟁 당시 네이팜탄을 피해 도망치는 아이의 절망적인 얼굴, 굶주림 속에서 죽음을 앞둔 수단 소녀를 노려보는 독수리의 날카로운 눈빛, 9·11 테러 현장에서 피로 얼룩진 거리 위를 헤매던 사람들의 혼란스러운 모습까지. 사진은 모든 걸 말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셔터에 찍힌 그 순간의 강렬함은 우리를 그 현장에 있게끔 한다.

전쟁이 남긴 상흔은 특정 국가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 역시 전쟁의 아픔과 밀접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폭파된 대동강 철교를 기어서 건너는 모습을 담은 1951년의 작품은 특히 한국인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긴다. 한 장의 사진이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같은 역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전하는 강렬한 메시지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한다. 그리고 그것은 과거의 이야기로만 머무르지 않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까지. 시대가 변해도 인류가 반복하는 고통의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는 우리가 과거의 단순히 아픔을 기억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는 그 기억을 통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끊임없이 고찰해야 한다.

퓰리처상이 ‘기자들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이유는 단순히 좋은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 아니다. 이 상은 시대의 중요한 순간을 포착하고, 그것을 통해 사회적 변화를 끌어낸 사진들에 주어진다. 1989년 수상작 ‘생명을 불어넣다’가 미국의 화재 예방 프로그램을 바꾸는 계기가 된 것처럼, 사진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닌 하나의 ‘행동’이 된다. 전시 기획자인 시마 루빈은 “퓰리처상 사진전은 과거를 되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감상이 아닌, 우리가 무엇을 기억해야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묻는 말과 같다.

퓰리처상 사진전은 단순히 사진과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들만을 위한 전시가 아니다. 인류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우리가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를 고민하는 모두에게 열려 있다. 사진과 글, 그리고 사람에 대한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는 그 어느 전시보다 깊숙이 가슴에 박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전시는 3월 30일까지 진행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 가능하다(입장 마감 오후 6시). 티켓의 가격은 20,000원이고 ‘인터파크 티켓’에서 예매할 수 있다.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 80년의 역사를 한눈에 마주하고, 그 순간들이 오늘날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직접 확인해보자. 그리고 이 강렬한 이미지들이 남기는 질문에 스스로 답을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발행인: 홍숙영 대외협력처장 

작성자 : 임유진 기자

디자인 : 안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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