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외치기 주저하게 되는 시대가 희망의 신학을 만난다면 우리 사회에 어떤 모습이 구현될까. 한세대(총장 백인자)가 개교 72주년을 맞아 29일 ‘현대사회와 절대긍정의 영성’을 주제로 개최한 ‘제1회 한세국제신학심포지엄’에서 이를 가늠해 볼 기회가 마련됐다.
세계 복음주의 석학들과 한국 오순절 신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한국교회가 제시할 수 있는 희망의 신학과 실천적 영성을 논의한 이번 심포지엄에는 국내외 목회자와 신학자, 신학생 등 1000여 명이 참석해 관심을 끌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벨리-마티 카르카넨 풀러신학교(조직신학) 교수는 “‘희망의 상실’이 오늘날 보편적 질병이 됐다”며 “역경과 불행 가운데의 회복력을 강조하는 고(故) 조용기 목사와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의 ‘절대 긍정의 영성’이 다시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는 확실한 기초”라고 강조했다.
카르카넨 교수는 미국복음주의루터교회(ELCA)에 소속된 복음주의 신학자인 동시에 핀란드 헬싱키대에서 에큐메니칼 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오순절 은사주의 신학에도 탁월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조 목사와 이 목사의 설교집 등을 언급하며 “희망을 가진다는 것은 현재의 삶이 불완전하다는 인식을 포함하며 그 삶이 완성될 수 있다는 확신과 연결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약속이 도저히 이뤄질 수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그 성취를 바라봤던 아브라함처럼 희망의 기초를 하나님 안에서 발견하는 이들은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희망을 지향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솔로몬 왕(사진) 아시아퍼시픽신학교 총장은 자신의 성장 배경을 고백하며 ‘현대 사회에서의 절대긍정 영성’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피난민이었던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나 빈민가에서 자라며 신발과 바지엔 늘 구멍이 나 있었고 유일하게 끼니를 때울 수 있는 건 학교에서 제공되는 점심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 우리가 구하는 것보다 넘치게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곧 절대긍정 영성”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번영 신학은 기독교를 보장된 축복으로 정의해 오해를 일으킨다”며 오순절 신학의 핵심인 오중복음, 삼중축복과 번영 신학의 차이를 제시했다. 또 “기독교적 희망은 어리석은 낙관주의가 아니며 이 세상이 필요로 하는 영성은 고통을 무시하는 영성이 아니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믿음을 바탕으로 한 영성”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심포지엄에 앞서 진행된 감사예배에서 이영훈(사진)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는 “절대 긍정 신학의 출발은 성경이고 완성은 성령 강림”이라며 “하나님의 완전성과 절대성에 근거해 십자가 사건의 열매가 된 성령의 역사로 나타나는 것이 절대 긍정의 영성”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시대 신학의 새로운 장르인 절대 긍정의 신학을 한세대에서 세계 최초로 연구하는 대학이 되어 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백인자(사진) 총장은 “절대긍정의 영성은 어렵고 힘든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고 믿음 안에서 희망으로 인도하는 성경적 신앙”이라며 “이번 심포지엄이 오순절 신학의 발전은 물론 글로벌 사회에서 성경적 신앙에 근거한 복음주의 영성이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세대는 국제신학심포지엄을 연례행사로 정례화해 한국교회와 세계교회를 연결하는 신학적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또 2026년 5월 개최 예정인 제2회 한세국제신학심포지엄에는 미국 예일대의 공공신학자 미라슬로브 볼프 교수, 말레이시아 바이블 컬리지의 빅터 리 총장, 김형건 여의도순복음교회 국제신학연구원장이 주발제자로 나설 예정이다.